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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격방해와 수비방해
    '야생야사(野生野死) 2023. 5. 21. 17:09

     

    어제(2023.5.20) KBO 야구 경기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잠실에서 펼쳐진 한화 VS LG 

    1:1로 팽팽히 맞선 9회 말 LG공격 무사 1루 상황

    1점만 뽑으면 홈팀(LG)이 이기고 경기가 끝나는 만큼 작전이 안 나올 수 없죠.

     

    투수가 공을 던지던 찰나

    1루 주자가 2루로 뛰자, 이를 간파한 배터리는 피치아웃(Pitch out)을 합니다.

    아마도 LG벤치에서는 페이크 번트 앤 슬래쉬(Fake bunt and slash) 사인이 나온 듯합니다.

    다급한 타자는 스윙을 하다 배트를 놓치고 놓친 배트는 2루 송구를 위해 앞으로 나오던 포수를 가격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판정은 바로 나오지 않고 4심 합의를 하게 되죠.

    TV 중계 해설진은 이를 수비방해로 보고 주자는 1루 복귀, 타자는 아웃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긴 합의 끝에 내린 결론은 타격방해

    황당해진 한화벤치가 항의를 했지만 결국 그대로 경기가 진행되고 이후 다행스럽게 실점하지 않고 이닝이 종료됩니다.

     

    실제로 이를 두고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타자의 비매너 플레이긴 하지만 포수의 송구가 타격을 방해한 건 맞다'

    VS '배트를 던지는 것이 어떻게 타격행위이냐, 송구를 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포수가 앞으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장 심판판정이 결국 '타격방해'였으니 위 쪽 의견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듯하다가

    연장전으로 접어들어 경기가 끝나던 무렵 KBO심판 위원회에서 해당 판정의 오심을 발표

    타격방해가 아닌 '수비방해'로 정정되어 밤새 불타오를 것 같았던 상황을 마무리짓게 됩니다.

     

    사실 어제 중계를 지켜본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해당 플레이를 수비방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쉬운 것은 이 판정이 4심 합의를 해서 나온 결과라는 점입니다.

     

    타격 방해와 수비 방해

    어제의 상황은 야구 규칙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판단하기 쉬운 것이었습니다.

     

    =KBO 2023 공식야구규칙=

    6.01 방해, 업스트럭션

    (g) 3루 주자가 스퀴즈 플레이 또는 도루를 통해 득점하려고 할 때 포수나 다른 야수가 공을 갖지 않은 채 본루 위 또는 그 앞으로 나오거나 타자가 타자의 배트를 건드렸을 경우 투수에게 보크를 선고하고 타자는 인터피어(타격방해)에 의해 1루가 주어진다.

     

    6.03 타자의 반칙행위

    (a) 다음의 경우 타자는 반칙행위로 아웃된다.

    (4) 타자가 제3스트라이크 투구 또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페어 또는 파울지역으로 던져 포수(미트 포함)를 맞혔을 경우

     

     

    어제는 아마 밑줄의 '공을 갖지 않은 채'를 간과하고 '앞으로 나온' 것에 초점을 맞춘 판정이라 봐야겠습니다.

    나중에라도 정정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 황당한 판정이 나온 직후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스퀴즈 작전 시 상대가 피치아웃을 하면 포수를 향해서 배트를 일부러 던지면 된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3~4시간 집중을 해야 하는 심판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한 순간의 잘못된 판정이 경기의 향방을 뒤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아쉬운 플레이가 있었습니다.

    12회 초 한화 공격 무사 1루에서 번트를 한 공이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 떨어져 타자주자와 포수가 겹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때 타자가 포수에게 자리를 양보하더라구요. 결정적일 수 있었던 찬스가 병살타로 허무하게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야구규칙에 따르면

    '타구를 처리하려는 포수와 1루로 달리려는 타자주자가 부딪쳤을 경우 일반적으로 수비방해도, 주루방해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 아무런 선고도 하지 않는다'라고 되었습니다.

    경합상황이므로 인플레이라는 의미입니다.

     

    LG마운드는 1군 경험이 별로 없는 투수였기에 이후 득점권 상황에서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요.

     

    물론 충돌을 피하고자 순간적으로 나온 행동이었겠지만 자신의 주루를 이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만한 플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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